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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국내 해운산업의 친환경 경쟁력 확보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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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38회 작성일 22-10-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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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IMO의 온실가스 관련 해상환경규제 시행이 향후 해운업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2023년 시행 예정인 IMO의 EEXI와 CII의 영향으로 노후선 등 저효율 선박들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고 정상적 운항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세계 해운업계는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신조선 발주를 증가시키는 등 대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만족시킬 선박의 대안이 확실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어 해운업계는 투자 결정에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IMO는 초기 전략 목표치로서 “2030년 선박의 탄소집약도 2008년 대비 40% 저감”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를 충족시킬 선박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향후 어떠한 연료의 선박이 어느 시점에서 상용화될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효율 노후선에 대한 강한 규제가 시행되며 선주들은 투자 대안과 중장기적 선박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선사들의 재무적 상황 또한 해상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투자에 변수가 되고 있다. 2021년 컨테이너선 시황의 호조로 많은 컨테이너 선주들은 신조선을 발주하며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벌크선의 경우 시황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필요한 신조선 투자를 모두 시행하기에는 자금여력이 다소 부족한 수준으로 추정되며, 탱커시황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침체되는 등 규제 대응을 위한 선주들의 투자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규제가 임박한 상황에서 자금조달의 문제 역시 대응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국내 해운업계의 관련 현황과 친환경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지배선대 규모 세계 7위의 국내 해운업계 역시 해상탄소중립을 위한 규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국내 해운업계의 현황과 규제 대응 필요성 등을 살펴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


Ⅱ. 해상환경규제 현황과 영향

국제해사기구 IMO의 온실가스 저감목표가 설정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해운시장에 대한 단기적 영향이 점쳐지고 있다.
IMO는 파리협정과 동일한 온도목표를 해상에서도 구현하기 위하여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초기전략으로서 2050년까지 세계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결의안을 2018년에 합의하여 채택했다. 초기전략의 결의에 따라 2030년까지 선박의 탄소집약도를 2008년 대비 40% 저감, 2050년까지 선박의 탄소집약도를 2008년 대비 70% 저감이라는 단계적 목표들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IMO는 해상환경규제, 인센티브 방안 연구, 기술개발 투자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들 중 단기적으로 EEXI와 CII 등 2개의 조치가 2023년부터 시행되므로 해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 선사들은 중장기적 조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전략적인 대비가 필요하겠으나, 우선 단기적 조치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EEXI는 현존선박의 에너지 효율성에 관련된 규제로서 현존선의 감속운항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신조선 수요 유발이 예상된다. 신조선에는 2013년부터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가 시행되어 단위 화물의 운송에 배출되는 CO2의 양을 제한하는 설계지수와 성능을 요구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5년마다 규제치가 10%씩 강화되고 있다. 2022년 현재 배출량이 많은 일부 선종에 대해서는 2025년 시행 예정이던 phase 3가 조기 시행되어 2013년 기준치 대비 30~50% 강화된 규제치가 적용되고 있고, 나머지 선종에는 2020년 시행된 phase 2로 약 20%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EEXI(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는 신조선이 아닌 현존선에 적용되는 규제로 400GT 이상의 모든 국제항행 선박은 당해연도에 적용되는 EEDI와 동일한 CO2 배출 에너지 효율을 충족할 것을 요구했다. 동 규제는 EEDI 시행 이전 건조 선박과 초기 EEDI 시행 시기의 건조선박 등 해당 효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선박들에게 감속운항 등 별도의 조치를 통하여 CO2 배출을 억제하도록 강제하여 많은 선박들의 운항속도 감소가 예상된다.
EEXI의 대응책으로는 감속운항 뿐 아니라 개조를 통한 연료의 전환 등의 방법이 있으나, 경제성 등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선박이 EPL(engine power limitation: 엔진출력제한장치)을 장착하고 감속운항하는 현실적 대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국제항행 선박의 절대다수가 EEXI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어 대부분의 선박이 2023년 이후 5년 내 정기검사일이 도래하는 순으로 감속운항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감속운항은 선복공급 감소효과를 일으켜 선사들의 신조선 수요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이며, 50% 이상 감속이 요구되는 노후선 등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한 경우 교체 투자도 요구되어 선주들의 신조선 투자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CII는 선박이 한 해 동안 실제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에 따라 매년 등급을 부여하고 이에 따라 제재를 가하는 조치로서 많은 노후선의 조기퇴출을 유도할 전망이다.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는 5,000GT 이상의 국제항행 선박이 연간 실제 운항하며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을 운항거리와 톤수당 환산하여 수치에 따라 A~E까지 5개 등급을 부여하며, D, E 등급에 제재를 가하는 규제로 EEXI와 동일하게 2023년부터 시행된다.
3년 연속 D등급이나 1년 E등급을 받을 경우 개선방안을 포함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운항한 후 개선결과에 따라 운항에 필요한 인증서 발급여부를 결정하며, 개선에 실패할 경우 해당 선박의 정상적 운항을 막는 강력한 조치이다. 노후선 선주들은 경쟁력 없는 선박에 대한 효율성 개선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등급의 기준이 되는 CII 요구치(required CII)도 2026년까지 매년 2%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도록 강화될 예정이므로 개선투자 동기를 더욱 약화시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후선의 조기 퇴출에 큰 영향을 미쳐 선주들의 신조선 교체투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IMO의 규제가 미흡하다는 견해를 견지하고 있으며, 단기 및 중장기적인 독자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EU는 2023년부터 해운을 EU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에 포함하여 역내 항에 출도착하는 선박들에 대한 배출권 구입을 의무화한다. 배출권 거래제 외에도 2050년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0”를 목표로 하는 Fuel EU Maritime 조치를 통하여 2025년부터 5년마다 빠르게 강화되는 배출규제 기준치에 따라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고했다.
IMO의 규제와 더불어 EU의 단기 및 중장기적 조치들 역시 노후선의 경쟁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신조선 투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대형 정기선사 등 EU 역내 항에 기항하는 선사들을 제외한 국내 선사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선업계에서 중장기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대안 선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연료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LNG가 이중연료로서 주로 채택되고 있으나, LNG의 온실가스 저감률은 메탄슬립 문제 등으로 석유 대비 약 20~25% 수준에 그쳐 2030년의 목표조차 충족하지 못했다.
다음 단계 연료로서 수소를 함유한 암모니아가 제시되고 있으며, 2024년경 엔진이 개발되고 이후 2~3년의 실증기간을 거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연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연료에 대한 독성 문제도 존재하며 그 외에도 청정수소 기반의 암모니아 합성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어 연료공급 인프라 확보에도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 수소, 전기, 바이오유 등 여러 대안연료가 검토 및 개발되고 있으나, 경제적, 기술적 난제들이 각 연료에 존재하여 향후 중장기적인 대안연료를 찾는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 선주들과 해운사들은 신조선 발주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투자 결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 단기적 환경규제의 시행으로 노후선의 정상적 영업과 운항이 어려워 신조선으로의 교체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의 신조선 적용 가능 연료는 중장기적으로 강화되는 규제에 대응할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무탄소 또는 저탄소 선박의 상용화 시점도 불확실하다. 이러한 현실적 문제들로 인하여 선주들은 향후 선대운용 전략도 수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당장의 교체투자도 결정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와 대응을 미루고 상황을 우선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해운업계에 아직까지 존재하며 단기적으로는 최소한의 교체투자만으로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급격한 변화와 어려운 선택이 요구되는 이러한 시점에서 국내 선사들 역시 많은 고민이 수반되어야 하며 정책적 지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외항선사 역시 매우 혼란스러우며 선박 연료에 대한 뚜렷한 대안은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변화시기의 대응에 따라 중장기적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으므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해운업계만으로 대응에 어려움이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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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국내 해운업계 대응과 정책적 지원 현황

1. 국내 해운업계 현황
한국은 보유 선박 기준 세계 10대 해운강국이나 타 경쟁국 대비 자산가치가 낮고 선령이 높아 환경규제 대응에 있어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UNCTAD 자료에 의하면 2021년 1월 기준 한국의 보유 선대는 총 1,641척, 8,609만DWT로 세계 선복량의 4.07%를 차지해 세계 7위에 올랐다. 반면, 자산가치 기준으로는 총 303억달러로 3.08%에 불과하며 세계 10위를 기록하여 톤수 대비 자산가치는 타 경쟁국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 LNG 수입 세계 3위 국가로 최고가의 상선인 가스선의 비중도 낮지 않아 이러한 결과는 낮은 단가의 선종 비중이 높거나 고가 선종 비중이 낮은 선종 구성에 의한 문제는 아니다. 이는 신조선보다 중고선의 구매가 많고 이로 인한 노후선의 비중이 높은 점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2019년 1월 기준 ISL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지배선대 평균 선령은 14.1년으로 10대 해운국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은 외항보다 연안해운 위주로 해운산업이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주요 경쟁국 중 노르웨이와 함께 가장 선령이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의 조사에 의하면 국적선사 보유 선박 중 상당수가 EEXI와 CII 규제를 미충족하는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조사결과를 인용한 한국신용평가의 자료에 의하면 조사대상 649척 중 72.4%인 470척이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답하였으며, 충족한다는 응답은 128척(20%)에 불과했다. 2021년 8월 해양수산부는 EEXI 국적선 적용대상 선박이 총 1,084척으로 밝히고 있으며, 이 중 일부에 대한 설문 실시했다. 8%에 해당하는 51척은 미응답으로 실제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72.4% 이상일 가능성도 높다.
해양수산부의 CII 규제대상 선박 조사 결과 34.2%의 선박이 제재 대상인 D, E 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1년 8월) 5,000GT 이상 외항선 789척 중 최근 운항정보가 없는 등의 일부 선박을 제외하고 684척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D등급 128척, E등급 106척 등 총 234척이 제재대상 등급으로 조사됐으며, 매년 2%씩 강화되는 CII의 기준치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제재등급 선박의 숫자는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 경쟁국들에 비해 신조선 발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선대구조를 개편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해운업계의 지배선대 선복량 대비 자산가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선령도 경쟁국 대비 높아 불리한 구조이나 최근 5년간 신조선 투자 활동을 살펴보면 경쟁국들에 비하여 높은 신규투자 의지를 볼 수 있다.
한국보다 많거나 대등한 수준의 선박을 보유한 주요 해운 7개국의 최근 5년간 신조선 발주액을 비교하면 최근 5년간 중국이 가장 많은 신조선 투자를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2018년 이후 4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활발한 투자는 일대일로 전략과 해양굴기 정책에 의한 선대확보 노력으로 추정되며, 7개국 중 자산가치 규모가 가장 낮은 한국은 신조선 발주액에 있어서는 4위를 유지했다. 한국을 제외한 6개국은 보유 선대의 자산가치가 모두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dwt 기준 보유 선대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5개국이 한국보다 많다.
반면, 연초 보유선대의 자산가치 대비 발주액을 비교하면 한국이 경쟁국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발주액 규모 1위를 나타내는 중국이 자산가치 대비 연간 약 10~16%의 신조선을 발주하고 있으며, 한국은 2018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신조선보다 중고선의 매입 비중이 높아 노후선 비중이 높은 선대구성을 보유한 한국이 최근 수년간 해상탄소중립 요구 국면에서 높은 수준의 신조선 투자를 나타내는 점은 의미 있는 개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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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사들 역시 탄소중립 대안이 확실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단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교체투자로 최소화하는 발주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많은 교체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기술한 EEXI의 미충족 선박 비중 72%, 미응답 비중까지 고려하여 80%의 미충족 선박 비중은 세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보유선대의 평균 선령 등을 감안하면 EEXI 규제에 의한 감속 폭이 경쟁국 선박 대비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며 정상적 영업 불가로 단기적 교체가 필요한 선박의 비중 역시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파악한 바와 같이 많은 신규투자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의 해운재건계획으로 선복량 확보를 위해 투자된 선박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점을 감안하면 단기 교체수요에 투자된 물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산업의 노후선 교체투자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선주들의 신조선 발주 내역을 살펴보면 주로 대형선사와 중소 컨테이너선사들의 물량에 집중되어 있어 일반 중소 선사들의 신규투자 수요는 아직까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국내 선사가 발주한 179척의 내역을 살펴보면 대형선사 96척, 중견 이하 컨테이너선사 45척으로 이들 2개 부문 선사의 물량이 79%의 비중을 차지했다.(척수 기준) 국내 대형 선사들은 컨테이너를 비롯하여 벌크 등 다양한 선종구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 해운시황 호조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어 외국계 금융기관에서도 자금을 제공받는 등 신조선 발주 여건이 크게 개선되었고 필요한 물량의 교체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중견 및 중소 컨테이너선사들 역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어 필요한 교체투자 및 EEXI의 감속운항으로 비롯될 추가 필요 선복 확보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컨테이너선사를 제외한 국내 중견 및 중소 선사들은 지난 3년간의 발주량 중 약 17%(총 33척)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교체투자 수요에 대한 대응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형선사 및 컨테이너선사들의 단기적 수익성과 재무상황이 개선되었다 하여도 향후 시간이 지날수록 보유 선박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교체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확보된 현금을 모두 선박투자에만 사용할 수 없으므로 중장기적 지원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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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부 지원책
국제적인 변화 요구에 대응하여 정부도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해양수산부를 주무부처로 하여 지난 2020년말 “친환경선박 개발·보급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시행 중에 있다. 또한, 동 계획의 2022년 계획을 지난 1월에 고시한 바 있다. 동 계획의 주요 목표는 친환경선박 보급이며 주요 내용은 기술개발, 연료 기반시설 구축, 재정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기술개발은 친환경 연료기술 확보, 시험기반 구축, 실증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이루어진다.
2021년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한 “친환경선박 전주기 혁신기술 개발연구 사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주도하고, 기타 친환경 선박 국책 연구사업 등을 통하여 암모니아, 수소, 혼합연료 등 다양한 연료추진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친환경 전주기 혁신기술 개발연구 사업은 2022~2031년까지 총 10년간 2,540억원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또한, 신기술 확산을 위한 시험기반을 구축하고 그린십-K 시범선박을 건조하여 해상 실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본계획 중 친환경 연료공급 인프라 구축에는 LNG부터 수소 등 차세대 무탄소 연료를 포함된다. 기본계획에는 LNG벙커링 전용선박 건조에 2022년 60억원의 예산이 집행될 계획이며, LNG벙커링 기술 개발에 총 정부예산 295억원 소요될 예정이다. 또한, 무탄소 연료인 수소연료의 안전기준 마련 및 평가·검증, 벙커링 설비 통합제어시스템 개념모델 개발 등에 정부 예산 290억원이 소요될 계획이다.
해운업계의 친환경 대응에 가장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재정지원 역시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2018~2022년 5년간 한시적 사업으로 노후 외항선 교체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친환경 선박 전환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노후화된 외항선박에 대하여 매각이나 폐선 후 일정기간 내 신조선 건조 계약이 이루어질 경우 건조비용 10% 이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2018년부터 ’21년까지 총 34척, 655억원의 예산을 집행하였고 ’22년 205억원을 마지막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2022년으로 일몰 예정인 동 지원사업에 대하여 해운업계는 연장을 요청하고 있으며 정부 내에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조선 투자 외에 친환경 설비 장착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도 시행한다. 2022년 신규사업으로서 온실가스 규제대상 선박 중 중소선사 소유선박에 대하여 EEXI에 대응하기 위한 엔진출력제한장치(EPL) 장착 비용의 10%를 지원하는 선박온실가스 감축지원사업이 2022~2023년 기간 동안 시행되고 있으며 총 소요 예산은 26억원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 외항선의 친환경설비 장착 비용에 대한 이차보전 사업을 시행하여 기존 장착 218척과 ‘22년 신규설치 90척 등 308척에 대한 장착 비용 대출금에 대하여 대출이자 2%의 이자분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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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결
국내 해운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한 규제 대응에 있어 대안연료의 불확실성과 교체투자 자금조달 등 2가지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안연료의 불확실성에 따른 선박투자 전략수립의 어려움은 세계 선주들의 공통적 어려움이며, 시간을 두고 조선업계와의 조율을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단기적인 교체투자가 절실한 선박들이 다수 존재하나 이에 대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며 해운업계는 국가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지원은 도움이 되지만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보조금제도보다 선박금융 활성화 등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노후선 폐선 보조금 등 현재의 정부의 지원은 선사들의 교체투자 결정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해운업계 실무자들과의 면담 결과 정부 지원책이 대체적으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해운업계는 보조금 제도 외에도 선사들이 노후선 교체투자 등을 결정함에 있어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선박금융의 확대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기대하고 있다.


Ⅳ. 친환경 선박 투자 지원 방안

1. 금융상품의 확대
친환경선박 투자에 대한 자금조달의 대안으로서 선박금융의 다양화를 통한 선사들의 선택지 및 선박금융의 규모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선박 구매를 위한 선박금융은 약 60~70% 내외의 선순위 대출과 30~40%의 후순위 금융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전형적이다. 이 중 대출, 채권, 투자 등 다양한 상품으로 대체가 가능한 후순위 부문의 상품을 제도적으로 다양화하고 시장의 기능에 따라 자금이 공급되도록 하며, 선사들의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도록 한다면 친환경 선박투자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환경규제와 탄소중립 국면에서 대안연료의 채택에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조기 폐선, 매각 후 신연료 투자, 벙커링 확보가 용이한 선박의 장기 운용 등 다양한 전략의 채택이 가능하다. 선사가 각 전략에 따른 가장 유리한 금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본고에서는 선박투자회사제도 활성화, 조세리스 도입 등의 대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가. 선박투자회사 제도 활성화
선박투자회사는 국내 지배선대 확충을 위하여 20년 전 법이 제정되어 국내 해운시장에 도입되었으며, 국내 해운업계의 친환경 선대 도입이 시급한 현재 상황도 도입당시와 유사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선박투자회사 제도는 90년대말 외환위기 당시 선사들의 부채비율 조정을 위해 많은 국적선대를 해외에 매각한 결과 국내 지배선대의 부족으로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자, 정부가 선대 확충을 위해 2002년 선박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며 도입한 제도이다. 이를 통하여 300여척 이상의 선박이 국내 해운업계에 도입되었으며, 지배선대 확충으로 한국이 다시 해운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도의 도입 당시 해운시황이 호황기를 맞이하였고, 조세특례제도 등의 혜택으로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가지며 성공적인 성과를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해운시황의 하락과 이후의 오랜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조세혜택 마저 폐지되며 현재 신규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 등 유명무실화되었다. 그러나 현재 해운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가능한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선박의 교체 등을 위한 많은 신조선 투자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투자회사 제도가 제정될 당시의 시대적 요구가 “국적 선대 확충”이라면 현재의 상황도 “국적 친환경 선대의 확충”이라는 유사한 요구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명무실화된 선박투자회사 제도의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국적 친환경 선대 확충은 향후 20여 년의 장기간 꾸준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운용사는 선박 도입을 기획하고 선박투자회사를 정부에서 인가받아 투자자를 모집하여 해외에 설립되는 SPC의 주주가 되며, 해외 SPC는 국내에 설립된 선박투자회사로부터 출자받은 자금과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 또는 구매하고 이를 해운사에 용선했다.
투자자들은 국내 선박투자회사의 주주가 되며 해당 주권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하기도 하여 투자자들은 선박의 용선 수익으로부터 수익을 배분받거나 주권의 거래를 통하여 투자금과 이익금을 회수하는 구조이다. 선박투자회사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모집이 관건이며, 동 제도의 재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간자금의 투자유치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민간자금의 투자유치를 통하여 동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에 의한 혜택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
2002년 법제정 이후 선박투자회사 설립 활동이 본격화되었던 초기단계인 2004년부터 조세특례제한법에 선박투자회사 주주의 소득세에 관한 과세특례조치가 신설되며, 투자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이 시행되어 성공적인 투자자 유치에 기여한 바 있다. 주된 내용은 2008년 12월 31일 이전에 선박투자회사 주주로서 배당받은 소득에 대하여 액면가 3억원 이하 보유주식의 배당소득은 소득세를 전액 감면하고 3억원 초과 소유분의 배당소득은 종합소득과세표준에서 분리하여 과세했다. 2009년 이후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감면혜택의 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여 2016년 이후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 감면 혜택을 전면 폐지했다. 이러한 소득세 감면 혜택은 고소득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발생하여 투자유치를 보다 용이하게 함으로써 선박투자회사 제도를 통한 국내 해운업계의 선대확충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2002년 12월 조세특례제한법에 신설된 또 하나의 조항은 2005년 말 이전에 선박투자회사에 투자된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내용이며 양도세 혜택은 예정대로 2005년 말 폐지되었다. 이러한 조세혜택의 폐지로 투자자 입장에서 선박투자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에 근거한 일반 사모투자와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으며 투자대상이 다양한 사모투자가 매력이 높으므로 선박으로의 민간투자 유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친환경 선대 확충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선박투자회사 제도를 다시 기능하도록 하려면 조세혜택의 부활은 필수적이다. 투자자에 대한 조세혜택은 선박투자회사를 통하여 선박을 도입하는 국내 선사들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현재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금융환경 하에서 투자에 대한 요구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선박의 운용수익에서 투자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자본비용도 높아지며 이는 선사들의 서비스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조세혜택을 부여하면 일반 사모투자 대비 수익률이 소폭 낮더라도 세금 절감분이 이를 만회할 수 있으므로 선박투자회사 구조하에서의 투자자 수익률은 선사들에게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책정될 수 있으며 특히, 장기운송계약 입찰 등에 있어서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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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조세리스제도의 도입
조세리스제도는 가속상각에 의한 세금 절감분을 투자자에게 환원함으로써 선박 도입비용을 조기에 상환하는 제도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해운국에서 널리 활용되는 제도이다. 조세리스에 의한 자금조달 및 상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 선박도입을 위한 SPC(Lessor)를 설립하고 금융기관 또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선박을 도입 △ 선박을 해운사(Lessee)에 용선 후 용선수익 발생 △ 수익에도 불구하고 선박의 수명을 5년 내외 등 단기로 설정하여 단기간 내 고속 감가상각으로 장부상 고의적인 적자 혹은 이익 축소를 기록하고 법인세 등 세금 절감 △ 세금 절감분을 금융기관 혹은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에 이용하여 단기간 내 도입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선박을 확보한다.
조세리스제도는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해운국의 선대확보를 위해 이용되는 제도로서 국내에서는 제도도입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오랫동안 이루어져 왔으나 아직까지 도입이 결정된 바 없다. 최근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제도도입을 본격 검토하여 현재 조세특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7월말경 1차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리스는 정부가 재정 수입의 일부를 양보하는 제도인 만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제도이나, 도입되면 최근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가장 적절한 지원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조세리스 제도는 정부에 납부할 세금을 인위적으로 감소시켜 이를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것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조세수입의 손실을 감수하는 결단을 내려야 가능하며, 이는 정책적 배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단 도입되면 해운시황 리스크가 다소 높더라도 비교적 확실한 현금수익이 확보되므로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낮춰 금융기관에 유리하거나 투자자 모집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안연료 개발 여부와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단시간 내에 투자금을 반환하고 확고한 선박 소유권을 확정함으로써, 선사는 보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선박의 재확보를 위한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정부에 납부하여야 할 세금분을 선박대금 상환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정부의 세금혜택이 선사에 이전되는 효과를 얻는다. 그러므로 동 제도는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조선시장의 기술적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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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공부문 선주사업 확대
금융상품 확대 외에도 공공부문의 선박투자를 통하여 선박을 확보한 후 이를 국내 선사에 용대선하는 선주사업의 확대도 해운업을 지원할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지배선대 규모 1, 2위의 그리스와 일본은 선종별 해운시장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자국 해운선사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음에도 해상운송 대신 선박을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선주업이 확고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해운업계의 경우 해상 운송서비스 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선주업의 기반이 약하여 국내 선사가 용대선을 통하여 선박을 확보하려 하면 해외 선주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황에 따라서 용대선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지불하여 선사가 도산에 이르는 원인이 된 과거 사례도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선주사업을 활성화하고 전문 선주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되어왔다. 그러나 KAMCO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 선사의 현금흐름이나 재무적 개선을 위하여 선박을 매입 후 재용선해주는 sale & lease back이 시행된 점 외에는 뚜렷한 선주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최근 노후선의 교체와 고효율 최신형 선박에 대한 선사들의 투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자금조달 문제 등 어려움을 겪는 선사들이 다수 존재하여 국내 전문 선주사업이 활성화된다면 해운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사업 확대는 현재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먼저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결단과 추가적 재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주사업은 해운산업의 한 사업분야이며, 민간주도의 형태가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하여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의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무탄소 대안연료가 확실하게 제시되지 못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선주사업 기반이 약한 국내 해운산업 내에서 민간 주도의 사업이 확산될 것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의 지원 하에 공공부문이 먼저 선박에 투자하고 국내 선사에 이를 공급하는 공공부문 주도의 선주사업을 확대하여 환경규제에 대응이 어려운 선사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한국형 선주사업이 시범적으로 시도되고 향후 확대 가능성이 있으며, 캠코선박운용에서도 선박펀드 등을 조성하여 선박에 투자하는 등 공공부문의 선주사업에 대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은 정부가 신조선 도입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거나 선사들과 공유하는 것일 뿐 아니라 현재 해운업계의 신조선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수준의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적 재정지원이 필요하여 이에 따른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향후 추진될 한국형 선주사업에서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투자 및 사업모델이 구상될 필요가 있다.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선사에게는 선주사의 선박 투자 후 경쟁력 있는 리스료(용선료)를 적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상환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국내 중소선사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다. 스팟시장에서 경쟁하는 선사를 위해서는 단기적(약 5년 내외) 경쟁력을 위한 최신형 선박을 확보하여 용선하고, 기간 만료 후 조선업계의 신연료 추진선이 개발되면 기존선을 매각하고 신연료 선형에 투자하는 보다 과감하고 모험적인 사업모델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과거 한국형 선주사업의 논의 중 해운시황 하락→조선업계의 일감 부족→신조선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투자하여 낮은 가격으로 확보한 선박을 국내 선사에 제공하는 경기역행적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당분간 이러한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운시황의 하락 가능성은 존재하나 시황과 무관하게 환경규제효과에 의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이미 2020년 대비 30% 이상 상승한 신조선 가격이 향후 10년 내에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 선주사업의 확대는 경기역행적 투자 기회보다 국내 선사가 부담할 자금조달과 대안연료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담을 공공부문에서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계획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보다 치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나 손실 가능성도 높아 이를 감수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단기적 손실을 겪을 가능성도 있으나 중장기적인 경험과 데이터 축적은 궁극적으로 국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해운시장에서 탄소중립 선박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민간 업계의 다양한 전략수립이 가능해질 시점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업계에 이전하여 국가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이다.

3. 해운업계의 노력
해상탄소중립 국면에서 해운업계 역시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변화에 직면하여 강도 높은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제적인 급격한 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선박의 대안 연료 연구, 민간자금의 투자 유치 노력, 시장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 연구 등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업계, 에너지업계, 연구기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소통을 통한 대안연료 추진선박 연구 강화가 필요하다.
해운업계는 조선업계의 대안연료 추진선박 개발완료를 기다리기보다 조선업계 및 연구기관과의 정기적·비정기적 교류와 연구협력을 통해 향후 가능성이 높은 대안연료와 상용화시기, 경제성 등에 대하여 선제적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유리한 교체투자 시기를 계획하고 대안연료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앞서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안연료의 채택 외에도 운항 노선에서의 벙커링 가능성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에너지업계의 해당 노선과 연료에 대한 벙커링 투자 계획과 가능성에 대한 정보도 지속적으로 수집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세계적인 에너지업계와의 교류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노력들은 대형 선사에서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수행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선사들의 연구수요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고 해운협회와 공공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교류 및 연구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민간투자자금의 선박 부문 투자 확대를 위하여 해운업계는 재무 건전성 개선을 통한 신뢰도 제고, 이미지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해운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었고 세계 7위의 국내 대표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며, 국민들의 해운업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악화되어 사모투자 등 민간투자시장에서도 소외되었다.
신조선 확충을 통한 변화요구에 대응을 위해서는 민간투자자금의 관심을 선박으로 유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해운업계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2021년 컨테이너와 벌크선 시황의 호전으로 높아진 선사들의 재무적 여력을 부채비율 하락 등 재무적 건전성에도 일정 부분 투입하며 투자시장으로부터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해운협회와 대형 해운사들을 중심으로 해운에 대한 국가적 중요도, 해운의 부활, 미래 산업으로서의 이미지 등을 부각시키며 방송을 비롯한 언론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등을 활용한 캠페인에 투자하여 대국민 이미지 개선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S&P(sale & purchase) 사업의 확대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의 확대를 통해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장기적 변화에 대응할 필요도 있다. 향후 20여 년간 선박은 기술적 변화가 지속되며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진 선박이 새롭게 개발되고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 등 무탄소 선박에 약 20여 년의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해당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율이 높아지는 기술들이 적용되며 지속적인 선박기술의 변화가 예상된다. 친환경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선박의 스마트기술도 발전, 적용되며 시간이 갈수록 자율운항 기술이 정교해지는 고부가 선박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에 의한 선박의 가치제고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높은 선령의 선박을 보유하고 주로 해상운송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성을 고려하며 가능한 한 최신선박을 보유하고, 운송사업에 활용한 후 적기에 매각하고 다시 경쟁력 있는 선박으로 교체투자하는 능력은 향후 해운사의 가장 큰 경쟁력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선박을 사고파는 S&P 사업을 확대하고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여 장기적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이러한 사업모델이 자리잡고 오랜 경험이 축적된 그리스와 일본 등의 해운업계에 비하여 한국은 늦은 감이 있으나 시장환경에 맞춘 사업모델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 경쟁력을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S&P 사업의 주 목적은 시황변동에 따른 선박가격의 변동성을 활용한 매매차익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나 향후의 개념은 달라질 수 있다. 발전된 기술이 지속적으로 적용되며 가치가 높아지는 최신 선형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선형의 매매가격은 다소 과도하게 하락하는 일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매각을 통한 S&P 사업은 명목상 손실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손실을 해당 선박을 계속 보유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경쟁력 저하에 따른 예상손실과 비교하는 등 다양한 의사결정 기법이 기업별 전략에 맞춤형으로 개발되어 장기적 이익극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 변화가 예상되는 시장환경에 맞춰 향후 선사의 전략은 단기 사업성과 극대화가 아닌 장기적 성과 최적화로 수정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경영자와 실무자에 대한 성과 평가 역시 단기실적 위주가 아닌 장기최적화를 반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Ⅴ. 결론 및 시사점

정부는 해운업의 지원에 앞서 우선 국가 전략자산으로서의 선박과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경제적 위기에 항상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업을 서비스산업의 한 업종으로 단순히 인식하여 국가 전략자산으로서의 선박의 가치와 해운산업의 중요도를 간과하고 있다.
선박은 정상적인 물류흐름이 지속되는 평시보다 유사시 또는 비상 상황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자산이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국적 선대의 확보와 자국 해운산업의 양성은 국가 안보와 전략 차원에서 중요성이 인식되어야 한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국가 선대 공급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통상원칙에 위배되는 Jones Act를 통상협상에서의 불리함도 감수하며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2차대전 중 유럽전선에 연료와 물자조달을 책임지며 본토에서 유럽으로 전쟁 소요 물자를 수송하였으며, 많은 선박이 운송도중 독일 해군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표준화물선 리버티호의 대량건조와 많은 유조선을 물량전으로 투입하며 성공적인 보급전을 수행했다.
반면, 넓은 지역에 분포한 전선으로의 보급에 실패한 독일군은 주요 전투에서 패하며 전황이 연합군쪽으로 빠르게 기울어 패전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전후 미국은 점차 조선 및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모두 잃어 외항해운업이 몰락하고 조선소들도 폐업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해군 군함과 유사시를 대비한 화물선의 건조능력 확보를 위하여 연안해운 선박은 반드시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Jones Act를 제정하여 경쟁력을 잃은 조선소들을 국가 보조금을 동원하면서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조선, 해운업의 경쟁력 저하로 선박은 국가의 주요 산업이 아니나 많은 전쟁 경험으로 국가 주요 전략자산으로서의 선박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며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주변 정세가 불안정하여 언제든지 국제 화물선이 접근하지 못할 비상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국적 선대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주변으로 중국-일본 간 영토분쟁, 대만위기 등 불안요인이 잠재되어 있으며 분쟁이 실제 발생할 경우 국제 화물선들은 근처 운항을 거부하며 우리나라에 필요한 물자조달이 차질을 빚고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국적 선대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전쟁이 아니더라도 지정학적 불안요인을 가진 나라로서 대규모 국적 선대를 유지하며 비상상황에 대비하여야 하며 선대 규모 유지를 위해서는 평상시 이를 운영하는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 물류혼란 국면에서 한진해운 파산 후 국내 해운업계의 선복 부족으로 국내 수출입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사례도 국적 선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하반기부터 미국·유럽향 물량이 급증하고 코로나 후유증에 따른 물류 차질로 컨테이너선들의 미국 유럽 내 항만 체선이 급증하며 선복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이후 상하이-미국 노선의 물량이 넘쳐나며 정기선들이 부산에 기항하지 않고 상하이에서 곧바로 북미로 향하는 등 국내 항만 패싱 현상이 일어나며 국내 화주들이 선복을 구하지 못하여 수출에 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이러한 위기에서 한진해운 파산으로 아직까지 2016년 수준의 선복량조차 회복되지 못한 한국 국적 선대의 부족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한진해운 파산 이전 2016년 초 한국의 원양 컨테이너선대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쳐 101만TEU였으나, 파산 이후 5년 반이 지난 2022년 초에는 HMM와 SM상선을 합쳐 89만TEU로 약 11% 감소했다. 동일 기간 중 세계 1위 Maersk의 선대는 299만TEU에서 428만TEU로 43% 증가하였으며, 2위 MSC는 267만TEU에서 428만TEU로 60% 상승하여 주요 선사들이 대형화 투자로 꾸준히 선복이 증가하는 동안 한국 국적선대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러한 국적 선대의 감소로 물류혼란 국면에서 국내 운송물량조차 제대로 지원할 수 없었으며, 선사들은 운임 급등으로 큰 이익을 거두었으나 수출 차질로 국내 제조업계는 손실을 기록하였고 상황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이처럼 국적 선대의 규모 유지는 비상상황에서 국가의 경제를 지탱하고 국가 안보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규모 유지를 위해서는 평시 국내 해운산업이 타 경쟁국가에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화의 뚜렷한 퇴조 현상과 공급망 차질 등 비정상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자체적인 해상물류 능력의 유지는 국가의 중요한 생존전략 중 하나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향후 해상환경규제 국면에서 경쟁력 있는 국적 선대를 확보·유지하는 일은 단순히 민간 서비스산업인 해운업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간 해상물류 능력확보 경쟁에 관한 문제이며 이는 국가 안보에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공감대와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공감대와 인식하에서 해운산업의 지원 정책과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본고에서 제시한 지원 방안은 대부분 정부의 재정 손실이나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이나 세계적인 선대 확보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과감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조세특례를 통한 선박투자회사 제도의 재활성화, 조세리스제도 도입 등은 모두 정부의 조세 수입을 감소시킴으로써 재정 손실을 유발하고, 공공부문의 선주사업 확대는 재정지원이 필요한 방안이다.
정부의 공적자금이 특정 민간산업에 지원된다는 점은 특혜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전략자산으로서의 선박의 중요성을 앞세워 과감한 지원 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해운업계도 급격한 변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시장 환경에 맞는 전략수립과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기존의 질서를 뒤집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도 하며 이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스, 일본 등 선박의 자산으로서의 매매에 익숙한 기존 강국들은 기술적 변화에 따른 기존 자산가치의 심각한 하락 등으로 매매차익 추구에 대한 운영전략을 수정하지 못하고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한국의 선령이 경쟁국 중 가장 높다는 점은 교체투자를 단행할 수요가 높아 오히려 최신 선형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경쟁력이 강화될 여지도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치열한 고민과 연구를 수행하고 자사에 적합한 경영기법을 확립한다면 기존 시장에서의 우열을 뒤집는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요구에 국내 해운업계도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기법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 Contact: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https://keri.koreaexim.go.kr/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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