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중형조선산업 2023년도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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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24-05-14 19:02본문
Ⅰ. 세계 중형조선 시장 동향
1. 선박 발주량 동향
2023년 중형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증가하며 개선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세계 신조선 수요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형선박 시장의 신조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대조를 보였다. 전체 신조선 시장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대형 LNG선의 발주량 감소로 전체 수요가 감소한 반면, 중형선 시장은 제품운반선 발주 증가로 전년 대비 발주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신조선 시장에서 대형선의 비중이 높고, 벌크선, 탱커 등 주요 선종의 환경 규제 대응 교체 수요가 아직까지도 본격화되고 있지 않아 중형선 수요는 아직 양호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3년 세계 중형선박 발주량은 총 1,049척, 2,039만CGT로 전년 대비 4.6% 증가(CGT 기준)했다. ’23년 말로 갈수록 발주량이 둔화되어 하반기 발주량은 425척 816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에 그쳤으며 상반기 624척, 1,223만CGT에 비해 다소 약화된 수요를 나타냈다.
2023년 전체 신조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형선박 비중은 48.9%로(CGT 기준) 전년(38.1%) 대비 확대되었으나, 과거 시황이 양호하였던 호황기나 2013년의 50~60%에 비해 여전히 약화된 수준을 보였다. 상반기 중형 선박 비중은 52.8%를 기록했으나 하반기 비중은 44.1%로 다시 축소되었다.
선종별로는 중형컨테이너선의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중형탱커가 대폭 증가했고, LPG선을 위주로 중형가스선 역시 대폭 늘었다.
2023년 중형 벌크선 발주량은 470척 845만CGT로 전년 대비 0.2% 올랐으며, 상반기 발주량은 316척 556만CGT로 전년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나 하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16.8% 감소한 154척 289만CGT를 기록해 하반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벌크선 시장은 중국의 자국 발주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23년 해운시황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아직 환경규제 대응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지 않아 수요가 정체된 모습을 나타냈다.
’23년 제품선을 포함한 중형탱커 발주는 전년 대비 123.0% 증가한 298척 652만CGT로 집계되었다. 탱커 발주량 역시 상반기 175척, 388만CGT, 하반기 123척, 264만CGT로 하반기 발주량이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 2016년 이후 탱커 시장은 ‘21~’22년 신조선 시장 호조기까지도 신조선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친환경 연료 교체수요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탱커의 운임과 용선료가 ‘22년 이후 양호한 시황을 지속해 수익성이 호전된 탱커 선주들이 ’23년에 신조선 투자를 크게 늘렸으나, 아직까지 환경규제 대응 등 잠재된 수요가 본격적으로 실현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23년 중형컨테이너선 발주량은 57척 91만CGT로 전년 대비 76.1% 감소했다. 중형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상반기 44척 71만CGT, 하반기 13척 20만CGT로 컨테이너선 역시 하반기 감소 양상을 보였다. 컨테이너선은 ’21~‘22년 대량 발주된 선박이 ’23년부터 집중 인도되며 선복량 과잉이 재발하여 해운시황이 빠르게 하락하고 신조선 발주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23년 중형가스선 발주량은 41척, 68만CGT로 전년 대비 118.4% 증가했다. ‘23년도 중형가스선 시장은 LPG선 해운시장의 수요 호조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신조선 수요 증가를 나타냈으며, 연말까지도 해운시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상반기 발주량 13척 24만 CGT, 하반기 28척 44만CGT로 타 선종과 달리 하반기에 더 많은 선박이 발주되었다.
한편, 중형LNG선은 ’23년 중 2척 발주에 그쳤다.
‘23년 기타 중형화물선의 발주량은 183척 382만CGT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22년 이후 자동차 시장의 활황으로 기타 화물선 수요를 주도한 자동차전용선(PCC)의 발주는 ‘23년에도 양호한 수준으로 이어졌으나, 타 선종의 신조선 발주가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했다. 기타 중형화물선의 발주량은 상반기 76척 184만CGT, 하반기 107척 198만CGT로 하반기 발주가 다소 증가했으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 신조선가 동향
2023년 중형벌크선 신조선가는 전반적인 상승추세를 보였으며, Capesize와 Kamsarmax 등 규모가 비교적 큰 선형의 신조선가 상승은 하반기에도 지속되었다. 2022년 4분기 중 일시적인 하락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던 벌크선의 신조선 가격은 ’23년 들어 다시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규모가 큰 선형의 경우 하반기까지 지속되었다.
176~180K Capesize 벌크선의 12월 평균 신조선가는 67백만달러로 전년말(12월) 대비 10.7% 올랐으며, 하반기 중(6월 평균 대비)에도 5.5% 상승했다.
82~84K Kamsarmax 벌크선 역시 동일한 추세로 12월 평균 35.5백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말 대비 6.0%, 하반기 중 2.9% 증가했다. 61~64K Ultramax의 경우는 12월 평균 33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8.2% 상승했으며 5월에 동 가격에 이른 후 연말까지 변동 없이 유지했다.
38~42K Handysize 가격도 유사하여 12월 평균 30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5.3% 올랐으며, 5월에 동 가격에 이른 후 연말까지 유지했다.
중형탱커의 신조선가 역시 ‘23년 중 전반적인 상승추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되었다. ’23년 중 중형탱커의 신조선 발주량이 크게 증가하며 신조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벌크선과 달리 중소형 선형까지도 완만하게 하반기까지 상승추세가 지속되었다.
113~115K급(LR2급) 탱커의 12월 평균 신조선가는 70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12.9% 올랐고, 하반기 중에도 3.7% 상승해 상승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되었다. 73~75K급(LR1급) 제품운반선 역시 12월 평균 57.5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6.5% 상승했고, 하반기 중에도 0.9% 증가했다.
MR급인 47~51K급 제품운반선의 경우도 12월 평균 47.5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9.2% 올랐으며, 하반기 중에도 1.6% 상승했다. 37K급 IMO III MR 탱커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연중 8.4%, 하반기 1.1%의 상승률로 12월 평균 4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중형컨테이너선은 ‘23년 중 발주량이 크게 감소하며 선형에 따라 신조선가의 등락이 엇갈렸으나 하락한 선형의 경우도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23년 중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비교적 활발했던 반면, 중형컨테이너선의 수요는 급감하며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3,500~4,000TEU panamax 컨테이너선의 12월 평균 가격은 56.75백만달러로 전년말 대비 5.1% 상승했으며 하반기 중에도 4.1% 증가했다.
1,850~2,100TEU급 Feeder선 가격은 연중 30~31백만달러 사이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연말에 소폭 하락해 12월 평균 가격은 30.5백만 달러로 전년말과 상반기말 대비 1.6%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000~1,100TEU Feeder선의 가격은 연중 23.5~24.5백만달러 사이에서 등락하며 12월 평균 가격은 30.5백만 달러로 전년말 대비 3.2% 높은 수준이나 상반기말 대비 1.0%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조선소의 수주잔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선종과 선형의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으나, 특화된 중소조선소에서 주로 건조하는 Feeder급 컨테이너선은 가격의 등락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중형 LPG선의 신조선 가격은 해운시황 상승과 신조선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타 선종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60KCuM LPG선의 12월 평균 신조선가는 91.5백만달러로 연중 18.8% 올랐고, 하반기 중에는 7.6% 증가했다. 40KCuM(저온식) LPG선의 경우는 12월 평균 66백만달러로 연중 14.8% 상승했고, 하반기 중 5.6% 올랐다.
‘23년 전체 신조선 가격은 발주(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승추세를 지속했고, 이에 힘입어 대부분 중소형 선가 역시 완만하게나마 상승추세가 이어졌다.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지속된 것은 한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 조선소들이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고, 향후 인건비, 원자재 가격 등의 불확실성, 친환경 선박 개발 투자 등을 위한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기조는 중형조선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신조선가 상승이 중형선박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Ⅱ. 국내 중형선박 수주 동향
2023년 국내 조선사들의 중형선박 수주는 다소 부진한 수준에 그쳤다.
2023년 국내 중형선박 수주량은 총 66척, 144만CGT로 전년 대비 15.5% 감소했다. 상반기 중 전년동기와 유사한 102만CGT를 수주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시장의 발주량이 감소하며 하반기 수주는 전년동기 대비 37.9% 감소한 42만CGT로 집계되었다.
전년 대비 탱커시장이 활성화되며 동 시장에 강한 경쟁력을 가진 국내 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중형사의 RG발급 한도 문제와 인력 부족에 의한 내부 문제 등으로 수주에 한계를 보였다. 탱커와 LPG선의 수주가 크게 증가했으나 중형컨테이너선 수주 감소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선종별로는 탱커와 LPG선의 수주가 활발하였으나 그 외 선종은 감소했다.
2023년 중 중형벌크선 수주는 없었다. 유조선과 제품선 등을 포함하는 중형탱커의 2023년도 수주량은 38척 90만CGT로 전년 대비 56.5% 증가했으나, 세계 발주량 증가율이 123%임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동 기간 중형컨테이너선 수주량은 9척 12만CGT로 전년 대비 84.6%의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중형가스선은 LPG선 13척 27만CGT로 전년 대비 177.2% 증가했으며, 기타 중형화물선의 수주량은 6척 14만CGT로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2023년 국내 중형탱커 수주량 38척 중 60% 이상을 현대미포가 수주했다. 전년도 수요 호조로 주로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했던 현대미포는 ’23년 시장에서 중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급감하고, 제품선 등 탱커 발주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탱커 영업에 집중한 것으로 판단된다.
‘23년 국내 중형탱커 수주량은 전년 대비 56.5% 증가한 90만CGT로 집계되었다. 이중 현대미포의 중형탱커 수주량은 전년 대비 353.0% 증가한 55만CGT, 중형사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23.2% 감소한 35만CGT를 기록했으며 대형사의 수주는 없었다.
중형탱커의 ’23년 수주 비중은 현대미포 61.3%, 중형사 38.7%를 나타냈다. 중형탱커 시장은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발주량을 나타냈으나, 중형탱커의 강국인 국내 중형조선업계의 수주량은 2016년과 2022년 다음으로 적은 물량을 기록해 시장의 수요에 비해 부진한 수주 실적을 보였다. 이는 대형사보다 더욱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형조선업계가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과 RG발급 한도로 인해 중형사들이 수주 확대에 한계를 가지고 있는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과거 Aframax와 LR2 탱커에 집중했던 DH조선이 대형 범주에 속하는 수에즈막스 탱커에 포커싱하고 있고, HJ중공업은 탱커보다 컨테이너선 영업에 적극적이며, 대선조선은 워크아웃으로 인해 하반기 이후 수주가 없는 등 중형사들의 구조 변화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과거 중형탱커 시장의 강자였던 국내 조선업계에 동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조선사는 현대미포와 케이조선 등 2개사로 축소되었으며, 이들 2개사는 모두 50K급 MR탱커에 주력하며 상호 경쟁하고 있어 사실상 타 선형 시장은 점차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중형컨테이너선은 9척 전량 현대미포가 수주했으나 수주량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23년 국내 중형컨테이너선의 수주는 전년 대비 84.6% 감소한 12만CGT로 집계되었다. 현대미포는 이들 물량 전부를 수주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82.4% 감소한 수준이었다.
’23년 중 컨테이너선 시장의 친환경 대체연료로서 메탄올이 부상하며 대형선 신조 수요는 비교적 활발했으나 중소형선 시장 수요는 경색되어 수주량이 크게 감소했다. 피더컨테이너선 전문 조선소 중 하나인 대선조선이 인력난 등 자체 문제와 하반기의 워크아웃으로 동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한 점도 국내 중형컨테이너선 수주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23년 수주량이 크게 증가한 중형 가스선 역시 현대미포가 전량 수주했다. 현대미포는 ’22년에 이어 ‘23년에도 중형가스선 수주량의 전량(13척)을 수주했으며 전년 대비 177.2% 증가한 27만CGT의 수주량을 기록했다.
LPG선 해운시황이 호황 수준을 나타내며 LPG선 신조 발주가 크게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를 적극 활용해 중형 가스선의 발주량이 크게 올랐다.
2023년 국내 중형선박 수주 활동에 있어서 중형사들의 비중이 더욱 축소되었고, 현대미포의 비중이 다소 확대되었으며 대형사의 수주는 없었다.
’23년 중형사들은 총 17척 37만CGT 수주에 그치며 전년 대비 35.7% 감소한 수주량을 기록했으며 국내 중형선박 수주 비중에서 25.6%를 차지해 전년도 33.7% 대비 8.1%p 축소되었다.
현대미포는 탱커, LPG선 등의 비교적 적극적인 수주로 전년 대비 6.9% 증가한 107만 CGT(49척)를 수주하며 전체 중형선박 수주량의 74.4%를 차지했다.
2023년 국내 조선사들의 중형선박 수주점유율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계 중형조선 시장에서의 국내 조선사 수주점유율은 전년도 7.4%에서 2023년 6.3%로 1.1%p 하락했다. 대형사들은 ‘23년 중 중형선박 수주가 없었으며, 현대미포의 점유율은 전년도 5.2%와 유사한 5.3% 기록했다. 중형사들의 경우 전년도 2.9%에서 1.8%로 축소되었다.
Ⅲ. 중형조선사 동향
1. 수주 동향
2023년 국내 중형조선사의 수주는 연간 건조량을 소폭 상회하며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2023년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탱커 28척을 포함하여 총 33척, 86만CGT로 전년 대비 1.5% 감소(CGT 기준)했다. 컨테이너선의 수요 급감으로 국내 중형사 수주가 9만CGT에 그치며 73.2% 감소했으나 탱커 수주가 74만CGT로 44.3% 증가하며 컨테이너선 감소분을 보완했다.
상반기 중 39만CGT, 하반기 중 47만CGT를 수주해 전반적인 신조선 시장 수요가 상반기에 집중되고, 하반기에 약화된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하반기 중 대선조선의 수주가 중단되었으나,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등 2개사가 대형급인 수에즈막스 탱커와 중대형 LR급 탱커들을 대거 수주하며 국내 중형사의 수주활동은 하반기에 오히려 활발한 모습을 나타냈다.
’23년 수주량은 연간 건조량 대비 약 21% 많은 물량이나 국내 중형사의 주력 선종인 탱커 수요가 크게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23년 중 중형조선사의 수주량은 소폭 감소했으나 전반적인 신조선가 상승으로 수주액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중형조선사들의 2023년 수주액은 22.4억달러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11.5% 올랐다. 상반기 수주액은 9.6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3.9% 감소했으나, 하반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43.6% 증가한 12.7억 달러를 수주했다. 중형사들의 수주액이 국내 신조선 수주액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4%에서 2023년 7.5%로 확대되었다.
2. 건조량 및 수주잔량
2023년 중형사들의 건조량(인도량)은 ’21년 이후 수주 확대의 영향으로 증가했다. 2023 중형조선사들의 건조(인도)실적은 총 32척 71만CGT로 전년 대비 11.3%(CGT 기준) 올랐다. 2023년 인도 선박 중 주력 선종인 탱커는 전년도 29척 62만CGT에서 ‘23년 23척 58만CGT로 감소했으나, ’21년 이후 증가한 컨테이너선 영향으로 동 선종의 인도량이 전년도 2척, 2만CGT에서 ‘23년 중 9척, 13만CGT로 크게 증가했다.
일부 중형사의 경우 인력난에 의한 생산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어려움 속에서도 중형사의 건조량이 증가하고 있음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23년 중 중형조선사 수주량이 건조량을 상회함에 따라 수주잔량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2023년 말 중형조선사 수주잔량은 총 87척 220만CGT로 전년말 대비 18.0% 증가했으며 상반기 말 대비로는 9.2% 상승했다.
Ⅳ. 시사점
중형선박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많은 잠재 수요가 존재하는 등 시장의 여건은 개선되고 있으나, 국내 중형조선업계의 기반은 약화되고 있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형선박 시장의 신조 수요는 21년 시황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2016~2020년까지 지속된 신조선 불황기 대비 약 50~100% 증가한 수준으로 불황기에서 벗어난 양상이 나타나며 신조선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한, 벌크선과 탱커 등 가장 규모가 큰 선종 시장에서 친환경 대체연료 발주율이 아직 낮고 본격적인 규제 대응이 시작되지 않아 많은 잠재적 수요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장 여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형조선업계의 주요 조선사 중 하나인 대선조선이 워크아웃되며 수주 영업을 중단하는 등 중형조선산업의 기반이 약화되었다.
2016년을 전후하여 성동조선과 SPP조선의 신조선 영업 중단 후 국내 중형조선업계는 대한, STX, 대선 등 3사 체제로 운영되어 왔으며,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야드 정리 후 국내에서 본격적인 상선영업에 들어간 2020년 이후 중형조선업계에 합류하며 4사 체제로 발전했으나, 한진중공업이 이름을 바꾼 HJ중공업이 최근 뚜렷한 영업과 건조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대선조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감에 따라 사실상 대한조선과 케이조선(구 STX) 등 2개사가 산업을 이끄는 체제로 축소되었다. 이러한 위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인력문제이며, 이는 업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대형조선사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이나, 자체적인 대응 능력이 약한 중형조선업계에는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조선소 자체 인력 부족 문제뿐 아니라 기자재 업계의 인력난까지 겹쳐 블록제작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대형사보다 심각성이 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난에 의한 생산 차질은 수주받은 많은 일감이 지연배상금으로 인해 오히려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력문제는 업계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사안으로, 해외인력 도입뿐 아니라 중장기적 숙련도과 경쟁력 개선을 위한 국내 인력 양성 등 다각도의 해법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형조선산업은 경제성보다 국가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산업이라는 정책적 인식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자국이 분쟁에 휘말리거나 인근 해역의 분쟁 발생으로 자국해역까지 국제 상선의 접근이 거부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자국 보유 선단의 규모와 능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자원과 물자 조달의 절대적 수단이며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다.
또한, 국가 위기 발생시 자국이 필요한 선박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조선 능력 역시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다수의 조선소를 보유한 나라는 위기 발생시 건조 중인 선박을 징발해 사용하고 선주에게 사후 보상하는 등의 선택지를 가질 수 있으며, 사태가 중장기화될수록 자국의 조선 능력은 더욱 중요성이 높아진다.
국가 위기시 필요 물자의 종류와 하역항의 상황에 따라 선종과 선형들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모든 선종의 대형, 중형, 소형 등 모든 선형이 필요하며 조선소 역시 대형뿐 아니라 중형, 소형조선소까지 다양하게 보유해야 한다.
국가 안보차원에서의 필요성으로 인하여 미국은 국제 통상질서에 위배되는 Jones Act 법안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잃은 조선소들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 문건에 “국가 안보에 필요한 선박의 건조를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외국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여 조선소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등장하며 자국조선소에 발주를 유도하기 위하여 선사와 조선소 모두에 금융과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기도 하고 있다.
2008년 KIKO 사태로 국내 중형조선업계에서 10,000~20,000dwt급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 모든 조선소가 퇴출되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해당 선박의 공급에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23년 하반기 중 1,000TEU급 피더컨테이너선과 중소형급 MR탱커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선조선의 워크아웃으로 해당 선형의 공급능력이 국가적으로 축소되었다. 피더컨테이너선의 경우 현대미포가 일부 수용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중소형 MR탱커의 경우는 더 이상 수용할 조선소가 국내에는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부가가치 창출이 목적인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산업 생태계와 금융의 건전성 유지를 위하여 불가피하며 타당한 조치로 볼 수 있으나, 국가 안보 관점에서 위험성은 없는지 정책적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더 이상 중형조선업계의 기반이 약화되는 것은 막아야 하며 다방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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